진지한 이야기/영화 감상문

킬러의 보디가드, 감성 vs 이성

진토커 2017. 9. 25. 00:42

킬러들의 보디가드, 감성 vs 이성


간만에 영화관을 찾았다. 좀 유쾌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고른 영화였다. 킬러들의 보디가드.

우선, 라이언 레이놀즈와 사무엘 잭슨의 두 명배우들의 화려한 액션이 일품이었다.
특히나 후반부 자동차, 오토바이 추격전은 매우 통쾌했다.
언젠가 이런 액션 씬을 찍는 촬영 현장을 직접 볼 날이 있을까?

그리고 서로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두 주인공의 호흡에서 나오는 유쾌함도 기분 좋았다.
데드풀도 굉장히 재밌게 봤었기 때문에 비속어가 불편하게 들리진 않았다.
영어를 온전히 듣지 못하기 때문에 이 유쾌함은 자막이 톡톡한 역할을 해주었는데
역시 데드풀 번역가가 이번 영화도 번역을 잘해주신 듯 하다.

영어를 잘하고 싶다. 자막 없이 유머를 이해하고 싶다!


영화 상의 인물 대립, 갈등 구조는 마치 한 사람의 내면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한 인간의 내면을 이루는 요소는 셀 수 없이 다양하겠으나 편의상 이분법을 사용하는게 좋겠다.
혹성탈출의 시저가 "인간에게는 지혜와 무지가 공존한다." 라고 이야기 했듯이,
인간에게는 "이성"과 "감성"이 공존한다. 그리고 선과 악도 공존하며 우리는 항상 이 둘을 헷갈려하며 살아 간다.
이 영화의 두 주인공을 대입해보면서 그들의 대사를 곱씹어보면... 생각해볼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시나리오 작가가 의도한 것일까?

마이클 브라이스(라이언 레이놀즈)는 매사에 계획을 세우고 철두철미하고 보수적이다.
그의 경호 회사 슬로건이 뭐였더라? "지루함이 최고다"? 무튼 이런 뉘앙스였다. 그냥 딱 이성적이지 않나?

다리우스 킨케이드(사무엘 L. 잭슨)에게 계획이란 없다. 일단 뛰어내리고 움직인다. 무대포!
대사에는 거친 비속어가 난무하며 사랑도 정열적으로, 매 순간을 살아간다. 그냥 딱 감성적, 감정적이지 않나?

영화에서는 브라이스가 죽였던 킨케이드의 동료에 대한 대화 등등... (여러 구간이 있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양한 대사들을 통해 무엇이 옳은 것이고 그른 것인가? 질문을 던져주는 듯 했다.

브라이스는 경호원으로서 의뢰인을 지켜주기만 했던 것인가, 아니면 킬러를 살인한 것인가?
킨케이드는 킬러로서 나쁜 놈들을 처단한 것인가, 아니면 단지 살인청부업자, 범법자였을 뿐인가?

어디에서 누가 바라보느냐에 따라 선이고, 악인지 갈린다면
애초에 둘이 하나인 것을 구분해서 보는 시각과 서로 맞다고 싸우는 것 자체가 문제일 수도 있겠다.
그럼 이런 다툼은 의미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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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브라이스의 방식을 택할 것인지, 킨케이드의 방식을 택할 것인지.
둘 중에 어떤 것이 더 바람직하거나 바람직하지 않은지, 선인지 악인지 판단하는 것은 불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살아가면서 다양한 문제 상황을 만날 때마다 때로는 브라이스처럼, 때로는 킨케이드처럼 선택을 해나갈 것이다.
그 선택 뒤에 따르는 행복, 만족 혹은 고통, 슬픔 등 모든 책임은 결국 본인이 짊어지고 가야겠지.

영화에서 브라이스와 킨케이드는 서로 그렇게 치고 박고 싸우면서도 5시까지 법정에 도착하여
두코비치의 독재를 끝"내야 한다"는 방향이, 목표가 있었다.
그들의 무의미해 보였던 다툼은 독재자라는 절대악을 처단함으로써 의미를 창출했다.

그럼 우리에게도, 나에게도
내면의 이성이나 감성 또는 선이나 악에 대한 끊임 없는 갈등이나 가치 판단들이
향"해야 하는" 방향이나 목표가 과연 있는 것일까? 있다면 어디일까?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