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간만에 보는 재난 영화. 간만에 쓰는 영화 리뷰.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던 영화다.
체르노빌,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멀리서나마 지켜본 사람으로서
원전 사고는 바로 마주한, 실체적 두려움이기 때문이다.
터널이 붕괴되거나(영화 '터널') 해일이 발생하는 경우(영화 '해운대')에도 똑같이 많은 희생이 있지만
그런 재해는 그 지역만 피해를 입고, 복구하면 된다.
하지만 원전 사고는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복구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더 두렵게 와닿았다.
우리 나라는 토지 면적 대비 원전의 밀집도가 높다는 팩트를 가지고
한반도에서의 원전 사고의 위험성에 대해
모두가 한 번씩 생각해보자 라는 주제의식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감독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영화는 중요한 생각할 거리를, 묵직하게 던져준다.
경제적인 가치 (다수의 이익) vs 나의 생명, 가족과의 행복(개인의 자유)
영화의 초반, 주인공과 친구들이 맥주를 먹으며
자신들의 고향에 들어선 원자력 발전소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은 원자력 발전소 때문에 지역 주민간 갈등이 발생했고,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환경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둥...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원자력 발전소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이와 반대로 그의 친구들은 원자력 발전소 덕분에 우리가 이만큼 먹고 산다며
경제적인 가치를 근거로 원자력 발전소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며 반론했다.
간단히 축약하면, 주인공의 가치관은
경제적인 가치(다수의 이익)을 우선시 함으로써 삶에서의 행복(개인의 행복/자유)을 잃었다는 것이고
친구들의 가치관은
지금 누리는 삶의 행복은 경제적인 가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주인공의 언행과 반대가 된다.
주인공은 자신의 빚과 가족들의 생활, 조카의 미래를 위해 원양어선을 타려고 한다.
그런 주인공을 어머니와 여자친구는 말리고, 형수는 말리지 않는다.
가족과 장기간 떨어지면서까지(가족과 개인의 안녕을 포기하면서)
돈을 벌러 배를 탄다는 것은(경제적 가치를 우선시 하는 것)
주인공이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보여준 가치관과 매우 모순됨을 볼 수 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갈등을 통해서도 보여지는 이런 갈등 구조가 바로
영화의 대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무엇이 옳은지는... 무엇이 정의인지 판단하기엔 너무 복잡한 문제다.
대통령은 경제적인 가치보다 시민 개개인의 목숨과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조치를 미루었고 그 결과는 참담했다.
국무총리의 다수를 위한 결정 역시 이성적으로 봤을때 백번 지당한 말이지만
대다수의 관객들은 아마 "악역"으로 인지했을 것이고, 사회적으로다 이런 사고 방식은
정이 없다고 평가하는 등... 대체로 '악'으로 치부 받는 듯 하다.
영화에선 이미 문제가 발생한 상황에서의 갈등구조를 보여줬지만
아직 실제로 원전은 폭발하지 않았고, 실제로도 원전이 폭발할 확률은 정말 극히 적다.
원전 지지자 vs 반대자 들의 논쟁은 여기서 발생하는 듯 한다.
100잔의 물을 마시는데 이 중에 1 잔의 물에는 독약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독이 있을 가능성은 매우 매우 적다.
100잔의 물을 다 마시면 100억을 주고,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이 물을 먹는다 = 원전 지지자
이 물을 마시지 않는다 = 원전 반대자
원전이 폭발할 확률은 적은 것도 과학적인 사실이지만,
다만 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정하고
"다수의 이익이 중요하다"는 것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다수의 이익이란, 다수의 행복과 안녕인지? 다수의 경제적 부유함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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