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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이야기/영화 감상문

영화 "내부자들"과 "더킹" 심층 비교 분석/리뷰 (+ 인물관계, 진지한 감상평)

영화 "내부자들"과 "더킹" 심층 비교 분석/리뷰.

조인성, 정우성 정상급 배우의 주연으로, 작년부터 관심 받았던 영화. 더킹

거기에 응답하라 1988로 스타가 된 류준열이 합세하여
과연 조인성과 어떤 케미를 보여줄까 궁금하기도 했었다.

배성우, 김의성이야 이제는 말할 것 없는 명품 조연들이고.

영화는 "박태수"라는 인물이 갑작스러운 자동차 사고를 당하고,
그 와중에 지나온 인생들을 회상하는 담담한 독백으로 진행이 된다.

영화 자체를 한 마디로 하면
대한민국에서 존재하는 주요 거대 "조직"들이 어떻게 얽혀있는지를
오락성을 조금 가미해, 입체적으로 그려낸 영화다. 


( 아래 내용부터 스포일러 주의. )



중심 배경이 되는 조직은 대한민국 "검찰"이다.

기소권과 공소권을 독점한 거대 권력, 검찰 조직이
언론/정치/경제/지하 조직들과 어떤 이해 관계를 갖고
그 이해 관계 속에서 어떻게 군림하는지를 나름 재미있게 해석했다.
그리고 이 해석 속에서, 검찰 조직 내 한 인물의 스토리를 재밌게 그려냈다.

그런데 이렇게 조직간, 조직 내 권력 암투를 컨셉으로 한 영화들은
지금까지 몇 차례 나왔었다. (대표작: 내부자들)

이미 비슷한 컨셉, 배경의 영화를 여러번 본 탓인지,
더킹에 대한 첫 인상으로 "신선"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컨셉은 내부자들과 큰 차이가 없으나,
주인공 "박태수"라는 인물이 변화함에 따라 갈등의 전개 양상이 바뀌면서
플롯은 오히려 더 입체적라고 볼 수도 있겠다.

'내부자들'은 인물보다는 갈등에 포커싱.
정의(검찰/조폭)과 비정의(언론/재벌) 구조를 명확히 해서
관객의 집중과 긴장감을 돋궈준 반면

'더킹'은 박태수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왜, 어떻게 그 조직으로 들어와서
그런 갈등에 빠져들수 밖에 없었는 지를
'독백'이라는 도구를 써서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아마... 독백을 따라가면서 집중하기는 편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중간에 가족 얘기까지 섞이면서... 지루해하거나
독백의 끝이 다시 현실과 맞물리면서, '뭐야 아직 끝이 아니네?'
하는 허탈감을 느낀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난 후자)

그런데 중요하게 아쉬운 점은!
영화의 제목을 염두한 상태로... 갈등 과정들을 지켜보고 있자니
결말을 예상하게 만드는 몇 가지 뻔한 복선들이
너무 충분히 등장해서, 막바지엔 집중력이 흐트러지기도 했다.


감독이 조금 욕심을 부리진 않았나... 하고 생각해 본다.

첫 번째. 조인성(검사)-류준열(조폭) 핫한 배우를 쓴 브로맨스는
내부자들의 조승우(검사)-이병헌(조폭)과 구조는 비슷했지만, 오글거렸다
.

왜 일까? 캐스팅 미스... 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걸 떠나서
순전히 자기 이익을 우선으로 하고, 친구를 위했어야 한다.
근데 류준열은 그러는 듯 했으나
끝에는 친구를 위해, 자신의 이익은 포기했다.

이것과 조인성이 복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이어지는데, 일면 감동적이긴 하지만
좀 뭐랄까... 현실감이 떨어진다고 해야하나...

두 번째. 결국 정치 권력에 수렴된다는 것을
너무 적나라하게, 너무 오바해서 표현한 것 같았다.

영화 초, 중반 검찰은 무서울 게 없지만
역대 대통령들 사진을 보여주면서 그 검찰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정권"이었고
정권들간에 싸움에 검찰이 개입을 하고 영향을 줄 수는 있었지만

결국 대선 방송 앞에서 긴장하며 결과를 기다려야 했고
무당을 찾아가 굿을 하기까지 해야 했다.

이런 과정들이 소소하게 웃음을 유발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집중력을 흐트렸고, 결과적으로 극에서 빠져나와
'결국 주인공은 복수를 할 것이고, 복수의 방법은 정치겠구나'라는
예상을 하게끔 만들었다.

내부자들의 경우, 개인차는 있겠지만
출세를 위해, 큰 건을 위해 정의의 편에 섰다는 조승우의 인물 배경을 소스로,
막바지엔 전개를 빠르게 후려쳐서 비정의편에 서는 것이 복수의 방법이라는 것을
뒤늦게 감탕했지, 보는 동안 극에서 빠져나와 생각하고 예상할 틈이 없었다.


좀 더 명확하게... 두 영화의 컨셉은 같다.

대한민국에서 존재하는 주요 "조직"들은 이런 식으로 얽혀있지 않을까?

내부자들은 얽혀있는 '갈등'에 포커싱을 두면서 컨셉이 명확해지고 군더더기가 빠졌다.
애초에 이런 갈등 구조 등에 문제 의식이나 관심이 없던 사람들은 보기 불편할 수도 있는 영화였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컨셉이 명확했기 때문에
감명 깊게 본 일부 관객(타겟)들로부터
입소문이 '와 대박이다.' 라고 났던 거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더킹은 갈등 속 '인물'에 포커싱을 뒀고, 흥행을 위한 연출로 군더더기가 더해졌다.
내부자들 보다는 보기 덜 불편했을 수도 있다. (펜트하우스에서 바지 벗고 놀지는 않았으니까)
그치만 컨셉이 흐릿해지면서... 딱히 감명 깊게 본 사람들도 없으니
입소문은 '그냥 볼만해~ or 재밌어' 정도로 나게 되는 듯 하다.

이렇게 아쉬웠던 점들이 단지 '흥행을 노려, 어쩔 수 없는 거였다.' 라면
의도한 대로 성공을 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컨셉이 명확한, '좋은 컨텐츠'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결론, 더킹은 시나리오 자체는 흥미로웠지만
흥행을 위한, "오락성"에 대한 강한 연출 욕심이 느껴져서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다.



배우들의 연기력이나 연출 상의 아쉬움은 차치하고
이제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에 대해 곱씹어보자.

메시지를 곱씹어보기 위한 과정으로
"영화의 컨셉"은 위에서 충분히 설명했다.
컨셉 아래 구성된 "조직들간의 관계"를 자세히 살펴보면서
메시지에 대해 감상을 해보면 좋겠다.


<영화 "더킹" 내 주요 조직 및 인물 관계 요약 & 진지한 감상평>

<검찰 조직>

"한강식(정우성)"은 그 검찰 권력의 정점에 위치한 사나이.
"양동철(배성우)"는 그를 보좌하는 검사.

"박태수(조인성)"은 그들과 함께 함으로써 다양한 변화를 겪는,
극 중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다.

<언론 조직>

비중있게 나오진 않지만, 익숙한 얼굴인 배우 김민재씨가 백 기자 역으로 등장한다.

<정치 조직>

역시 큰 비중 있게 나오진 않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조연 송영창, 류태호, 남문철 씨 등이 정당의 핵심 인물들로 등장한다.

<지하 조직>

목포 지역의 조직폭력배로 들개파 우두머리 "김응수(김의성)"
그의 수하, 행동대장 격으로 등장하는 "최두일(류준열)"


<진지한 감상평>

언론은 검찰이 깔아주는 특종을 먹고 산다.
검찰이 이슈 거리(수사 결과)를 들고 보여주면 왈왈 짖어준다.

조폭은 검찰이 지역 내 경쟁자를 견제해주거나
검찰 뒤에서 벌어지는 더러운 일(증인 암살/고문 등)을 대신 처리해주면서 먹고 산다.
가끔씩 왈왈 짖는 소리나, 먹이를 먹는 소리가 너무 커질 때도 있다.
이럴 때는 본때를 보여줘서 기를 죽여놔야 한다.

재벌 조직은 별도로 나오지 않고,
그냥 검찰 조직에 돈이나 대주면서 (김아중 집안) 지배당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정당은 집권을 위해 상대 정당을 공격할 수 있는 빌미들을 검찰로부터 제공 받는다.
이는 이들에게 암묵적인 룰 같은 것이다.

검찰 조직은 조직의 위치가 정권과 외부 걸쳐서 있기 때문에
정권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그 동안 암묵적인 룰 아래에서
여당 아니면 야당 이렇게 줄을 대오던 게 있어서
대선 결과가 야당, 여당인지에 따라 따라 더 승진할지, 좌천될지 갈리는 것이다.

근데 대선의 결과는 검찰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언론과 조폭 등 이미 갖고 있는 개들을 이용해서,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정당과 검찰은 서로가 서로를 자신의 개라고 생각한다.


조직간의 관계는 위와 같지만, 각 조직들 간의 공통점은
내적으로 외적으로 돌아가는 원리는 "복수"라는 개념이다.

극 중 한강식(정우성)이 반복해서 던져주는 "복수"라는 메시지는
그간 더킹과 비슷한 컨셉의 영화들과
최근의 이슈들이 스쳐지나가며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인간 세상을 구성하는 "조직"은 철저하게 복수에 의해 돌아가고,
지나온 역사를 살펴보면 이는 더 명확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 만 같다.

과거를 살펴보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일면 타당하지만, "예측"까지만 타당하다.
"확신"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다시 생각해본다. 지나온 역사는 진짜 "복수"에 의해서 돌아갔는가?

복수는 왜 하는가? 어떻게 발생하나?

개개인에게는 각자의 가치관와 이념, "정의"라는 관념이 있다.
이는 절대적일수도, 상대적일수도,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무튼 "생각이 존재"한다.

근데 나와 생각이 다른, "정의"라는 관념이 조금 다른 누군가가 있는데.
그냥은 같이 못 산다. 생각은 하나가 되어야 한다.
서로의 "정의"를 서로에게 관철시키기 위해 싸우고, 그 결과 이기고 진다.
복수는 보이지 않는 정의라는 "관념" 때문에 나타는 "현상"이다.

"정의"라는 보이지 않는 관념에서 "복수"라는 현상이 나타난 것인데,
역사는 이 현상만을 기록해 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대개 역사를 기록하는 승리자들은 본인들이 갖고 있는 관념이 옳은 것이고
"정의"라고 생각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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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와 복수는 사회와 조직을 이루고 사는 인간의 본능인 듯 하다.

무엇이 선후 인지는 잘 모르겠다.
정의감과 복수심이 있어서 사회와 조직을 이루고 사는 것인지,
사회와 조직을 이루고 살다보니 정의감과 복수심이 생기는 것인지...

근데 선후가 중요한가?
그냥 사회와 조직을 이루고 싶어하는 것도
정의를 추구하고 복수를 자행하는 것도
그저 인간의 본능인 듯 싶다.

더킹의 주인공 박태수는 이 본능에 충실한 인물로
경험을 통해 조직간의 구조, 메카니즘를 이해하고,
이를 이용해서 자신만의 "정의"를 세우려한다.
진짜 대한민국의 왕은 누구인가?

당신? 국민 개개인이라고?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정의로운 개인은 누구고, 정의로운 조직은 어디인가?
이 세상은 누구의 정의를 따라 돌아가는가?

정말 국민 개개인의 정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