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악"은 상대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악"은 평범하다. 악이 이런 속성을 가지고 있음은 인간이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다. 만약 누군가 "악"이라 판단되는 무엇을 발견했다면, 공론화시키고 합의점을 찾아서 더 도덕적인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서 문제는 공론화시키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과격함, 폭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거나 요즘의 남녀갈등, 성소수자 인권 문제, 정치적 양극화 등 다양한 사회 이슈들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도대체 왜 사회의 변화는 항상 폭력 투쟁을 수반하는가? 공동체가 과격한 과정 없이 원만하게 합의하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일까? 공동체가 어떤 쟁점으로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