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의도치 않게 남에게 부탁을 해야할 일들이 생기곤 한다.
딱히 누군가에게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난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 불편하다.
그리고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 또한 불편하다.
아는 지인에게 부탁을 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봉착했을때
부탁을 통해 해결하지 않으면 모자란 사람(소위 "호구") 취급을 하는 사회 분위기는 더욱 불편하게 만들곤 한다.
최근에 누군가에게 부탁을 한 적이 있는가?
그 부탁이 정말로 내게 반드시 필요한 부탁이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대개 그렇지 않을 것이다.
순수한 선의를 담지 않은... 즉 절실하지 않은 부탁은
단지 본인의 편의를 위해, 타인을 이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상호간에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 할 수 있겠지만
절실하지 않은 도움을 상호간 이익을 위해서 주고 받을 때,
문제는 그 과정에서 '공정함'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병원에 아는 의사가 있어서 내 가족의 응급실을 먼저 우선해서 받는 경우
또는 회사에 아는 선배가 있어서 여러 과정을 건너뛰어 바로 입사한 경우 등
단지 누군가와 일면식이 있다는 것 만으로
그 사람에게 언젠가 도움을 줬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언젠가 도움을 줄 것이라는 이유로
공정해야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기회를 선점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불공정하고 정의롭지도 못하다.
본인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이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분위기는
일상생활 곳곳에서 부적절한 관행,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발생시키며
더 크게는 접대나 뇌물 등의 부정청탁으로까지 발전한다.
서로가 서로의 이익을 위해 도움을 청하고 도움을 받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지만
그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한다면 제재가 필요하다.
인간은 수단이 아닌 목적임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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