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토요일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서 [언차티드: 잃어버린 유산]을 클리어했다.
나는 비디오 게임을 정말 좋아한다. 왜냐하면 간접 경험을 가장 생생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비디오 게임을 통해서 나는 평생 가보지 못할 정글을 탐험하기도 하고,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겨 숨겨진 보물들을 발굴하고, 도시의 영웅이 되어 악당들을 물리치기도 한다.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대표적인 것은 독서와 영화 감상이다. 독서는 기본적으로 불친절하기 때문에 독자 스스로 온갖 상상력을 발휘해서 텍스트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채워야 한다. 이것은 독서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큰 단점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 감상은 또 어떤가? 일방적인 시청을 통한 간접 경험은 독서보다는 친절하지만 역시 한계가 있다. 3D영화나 4D 같은 관람 방식이 등장하는 것은 그런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간접 경험에서 관건은 "생생함"과 얼마나 "능동적"일 수 있느냐다. 나는 그런 부분에서 "게임"은 독서와 영화를 뛰어 넘는 굉장한 간접 경험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그래픽 수준은 거의 현실과 가깝다. 현실에 없는 것을 현실인 것처럼 보여주기도 한다. (좀비, 외계인, 로봇 등) 단지 패드 조작으로 캐릭터의 시선, 팔, 다리를 움직이는 수준에서 VR의 개발로 온전히 캐릭터에 빙의할 수도 있게 됐다.
살면서 내가 이렇게 집중할 수 있는 순간이 얼마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비디오 게임들은 탄탄하고 기발한 스토리로 막대한 몰입감을 내게 선물해준다. 그렇게 몰입을 해서 엔딩을 보고, 캐릭터에 감정 이입하여 감동을 한다. GTA5에서는 3인의 주인공들 각각의 인생을 플레이한다. 왜 그들이 범죄자가 됐는지, 무엇이 그렇게 몰아붙였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호라이즌 제로 던에서는 인류의 기원에 대한 기발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었다. 게임을 통해 무엇을 가져가는지는 소비자에게 달려 있다. 이런 점에서 게임은 때로는 백해무익할 수도 있다. 오롯이 살생에 대한 생생함과 능동적인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라면 바람직하다고 볼 수 만은 없겠다.
나는 비디오 게임에서 많은 것을 얻어간다. 최근에 클리어한 니어오토마타에서도 철학적인 고민을 게임에 담고자 했음을 알 수 있었다. 보스들의 이름부터 시작해서 스토리의 구성은 플라톤의 이데아, 관념론에 맞닿아 있었다. (대부분의 인공지능 관련 스토리들이 그렇긴 하지만) 작게는 2만원, 크게는 5~6만원 수준에서 몇 시간의 즐거움과 한 편의 서사시를 읽은 거대한 감동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이다. 지난 토요일 언차티드 스탭롤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제작에 관여해서 2만원 남짓하는 비용과 맞바꿨다.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그들은 생계를 꾸려가고, 나는 생계를 꾸려가는 과정에서 얻는 괴로움을 잠시나마 잊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정말 선 순환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어서 와치독스를 클리어해야겠다!
'게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켓몬고! 드디어 한국 상륙! 가라 "이상해씨"!! (0) | 2017.01.2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