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블로그에 접속했다. 일이 바쁘다는 핑계와 더불어 게임을 너무 재미있게 했다.
엔딩을 2개나 봐버렸으니~ 다시 글을 써야겠다.
요즘 재미있게 보고있는 드라마가 있다. 조승우와 이동욱 주연의 "라이프"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으로서 의사와 자본의 논리에 충실하는 CEO의 대비를 통해서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주는데, 조금씩 곱씹어보는 재미가 있다.
상국대병원 안의 다양한 이야기들로 의사라는 직업이 갖는 "선", 공공성 이면에 숨겨진 폐쇄성을 비판하는 한편,
우리가 자본의 논리에 충실하고 돈을 추구하는 것은 "악"이라고 규정하는 고정관념도 다시 되돌아보게끔 한다.
이노을과 구승효의 대화에서는 도덕감정론에서 다룬다고 알고 있는... "의도"와 "결과" 둘 중 어디에서 도덕이 발생하는지, 어떻게 한 개인을 도덕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져준다. (도덕감정론은 꼭 읽어봐야겠다.)
그간 맴돌던 생각과 겹쳐지는 포인트는 "차이점"이다.
여자친구는 나를 사랑한다. 나도 여자친구를 사랑한다. 여자친구는 내게 꾸준한 연락 등의 관심을 요구한다.
왜? 서로 사랑한다면 그래야 하니까.
여자친구는 부모님을 사랑한다. 나도 부모님을 사랑한다. 그러나 나도 여자친구도 부모님에게는 관심이 없다.
그렇다면 나와 여자친구는 부모님보다는 각자의 연인을 더 사랑하는 것일까?
두 가지의 사랑은 다른 것인가? 다르다면 무엇이 다른 것인가?
혈연이라면 사랑한다고 해서 관심을 기울이거나 표현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인가?
본능적으로는 다른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크게 다른 점을 찾을 순 없다.
여자친구도, 부모님도 사랑한다면 여자친구의 생일을 극진히 챙기는 것처럼 부모님의 생일을 극진히 챙겨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하는 자식들이 얼마나 있을까? 가령 그렇다 하더라도, 부모님에게 잘하는 이유가 여자친구에게 잘하는 이유와 똑같이 "사랑하기 때문"일까? 우리 사회에서 효는 주입된 당위다.
드라마 초반, 의사들을 지방 의료원으로 보내려 했던 구승효 사장과 이에 반발한 의사들과의 대담 씬이 생각난다.
"우리가 일반 회사원이랑 같습니까?"
"그럼 뭐가 그렇게 다른데요?"
의사는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한다. 그러므로 의사는 다른 직업과 다르게 대우해야 한다?
사실 명제에서 당위 명제는 도출될 수 없다...
답은 모르겠어도, 그냥 이런 생각들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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