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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이야기

썰전 202회, 보수의 가능성(?)을 보다. 박형준 전 국회사무총장.


하드코어 뉴스 깨기! 썰전 202회
보수의 가능성(?)을 보다. 박형준 전 국회사무총장.

이번 주 썰전은 유시민 작가-전원책 변호사 토론 반,
정청래 전 국회의원-박형준 전 국회사무총장 토론 반으로 총 두 파트로 방영됐다.
개인적으로 이번 썰전은 앞 부분보다 뒷 부분이 더 인상적이었다.

우선 반기문 UN사무총장의 귀국 후 대권행보 논란에 대해 다루었는데
"컨벤션 효과"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컨벤션 효과란?'
정치적으로 어떤 이벤트를 벌인 후에, 그것이 좋든 나쁘든간에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반 총장이 공항에서 한 연설 중 "정치교체" 키워드에 두 패널 모두 집중했다.

전 변호사의 주장대로 확실히 반 총장이 외치는 정치교체는 문재인이 외치는 정치교체와는 그 의미에 차이가 있다.
문재인은 정권교체를 통한 정치교체에 가깝다면 반기문은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정치가 문제라는 것으로,
현 정권은 물론 기득권에 불만을 가졌던 유권자들을 흡수해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를 품고 있기에...
비슷해 보이지만 분명 다르다.

뭐 이거는... 박근혜 대통령도 대권 행보시에 펼쳤던 주장이고
안철수도 새정치를 외치면서 계속 외치던 말이라 알만한 사람들에게는 효과가 없을 뻔한 얘기였다.

그리고 "정치교체"라는 말의 이중적 의미가 담겨져 있다는 유시민 작가의 분석.

전 변호사의 의견에 동조하여 "일종의 반정치, 외부자의 시각에서 내부자를 통째로 공격!"라고 일축하며
같은 말을 두 가지 의미로 좀 더 자세히 풀면서 결론은... 대중의 정치혐오에 편승한다는 인상.
전 변호사의 외연 확장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가서, 반 총장의 정치 교체는 HOW가 없다는 점을 비판했는데.
이는 나도 동의한다. 대부분 정치인들의 연설은 ~ 하겠다! ~ 이루겠다! 라고만 주장하는데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자세히 들어본적이 없었던 듯 하다.

정치교체가 "목적"이라면 이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확실한 컨셉을 세워서 (예를 들면 개헌)
전략적으로 대권에 나서는 후보가 대통령에 더 유력해질 것이다. 뻔한 정의, 새정치 이런거 말고...



반기문 동생과 조카가 뇌물증여혐의로 미국에서 기소가 됐다는 소식이다.
경남기업이 베트남 하노이에 지은 1조 2천억짜리 건물이 분양이 잘 되지 않자
이를 매매하기 위한 과정에서 반기문 조카와 동생이 관여했고
결과적으로 경남기업에게 59만 달러짜리 사기를 친 결과가 됐다.

사기 뿐만 아니라 매매를 위해, 카타르 투자청 쪽에 뇌물증여혐의가 있기 때문에...
복잡한 사기사건과 뇌물미수사건이 얽혀있는 사건이라고 볼 수 있겠다. 

반기문 대선캠프 입장에서 "문제"는 반기문이 모르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냐
아니면 반기문이 도와준 부분이 있느냐인데

8월에 성완정 경남기업 회장과 독대한 흔적이 있는 것으로 봤을 때...
반기문 전 총장이 무슨 영향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긴 한다. (물론 아니라고 하고 있긴 하지만)

일단 지금은 뭐 거의 최순실 게이트와 특검 때문에 당장은 크게 불거지진 않고 있는데,
이후에 대선 토론이나 등등... 많은 공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웠던 것은 이완구 - 성완종 - 반기문의 역학관계였다.
원래부터 성완종 회장과 반기문은 친분이 있었고, 반기문이 사무총장이 되는데 성완종 회장의 기여가 있었다.
이렇게 반 총장을 돕는 과정을 멀리서 지켜본 이완구 전 총리는
자신이 아닌 반기문에게 줄을 대고, "반기문 대망론"을 만든다고 삐쳐서(?)
성완종을 공격했고, 실제로 통화 등 기록에서 성완종이 이완구 전 총리를 많이 원망했다고 한다.
정치판은 정말 무서운 곳인듯...;;

유시민 작가의 일침. 대한민국이 만들어준 사무총장 자리를 이용해서 자신의 사적 권력욕을 채우려 한다는 것인데,
유시민 작가 입장에선 충분히 섭섭할 수도 있겠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대한민국, 즉 그 당시의 노무현 정권이 밀어줬다는 게 거의 정설이니 말이다.
그렇게 밀어줘서 사무총장 만들어줬더니, 그거 들먹이면서 보수 편에 서서 대통령을 해보려고 하니
당연히 친노 계열 사람들로부터는 서운하고 섭섭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기문은 원래부터 보수 색깔이 있던 종자였고... 노무현 정보에게 반기문은 선택 당했을 뿐인데
대한민국이 사무총장을 만들어줬다는건 좀 비약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지금 자신의 사무총장 이력을 지나치게 들먹이는 감도 없지 않아 있고,
유엔에서도 바로 자국에서 공직을 임하는 것은 권고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반기문의 대권 행보는 바람직해 보이진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 다음, 뉴스는 특검의 행보.

뇌물 공여 혐의가 있는 이재용에게 구속영장을 발부.
녹화일은 월요일로 아직 영장이 기각 됐는지는 모르는 상태다.

몰랐는데 뇌물 수수 혐의에 있는 사람(박근혜 대통령)을 전혀 조사하지 않고
뇌물 공여 혐의인 사람을 먼저 구속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한다.
상식적으로 그런 것 같다. 받은 사람이 있어야 준 사람도 있는 것인데
박 대통령이 확실히 받았다는 증거나 내용이 있어야 할 터인데... 제대로 조사도 못한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하겠다는 것은 애초에 성립이 되기 어려운 일었던듯 하다.

구속영장 발부 조건 중, 전 변호사의 의견 (뇌물 수수 혐의에 있는 사람을 조사 못했는데?)는 1번
피의자의 범죄 사실 증명이 충분한지에 대한 논쟁의 소지가 있다.

그리고 2번, 도주의 우려, 증거 인멸의 우려 등등이 있는데
도주 우려 없고 증거 인멸 역시 이미 압수수색이 몇 차례 일어났기 때문에 어렵다는 분석!
실제적인 예측력은... 전 변호사가 유시민 작가보다는 높은듯 하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유시민 작가는 발부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보수쪽 언론에서는 최순실 특검이 아닌 삼성 특검이라고 비판하면서
대기업 수사에 제동을 거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최순실을 제대로 조사 못한 것 역시 사실이다. ;;

결론적으로 재벌 개혁 및 정경유착 타파는
지금의 검찰-사법 체계나 언론-재벌 구조 속에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특검에서는 대기업 수사 방침에 있어서
특정 기업을 위주로 선별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민원이 확실히 있는 기업 우선으로...?

깡패에게 돈을 뜯긴 것을 뇌물로 보고 문제삼을 것이라면
민원이 있든 없든 공평하게 수사해야 한다는 것.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전원책 변호사의 의견에 동의한다.

그리고 현대중공업 같은 경우에는 재정상황이 어려워져서 후원금을
아예 내지 않았고, KT&G 외에 공기업들은 후원금을 하나도 내지 않았다.

이로 미루어 보아... 후원금은 안내려면 안낼 수도 있다는 것!

"국정감사를 받는 공기업은 후원금 출연 대상에서 제외"
"재계 서열 순서대로 출연 기금을 할당한 건 아니다."

이런 정황들을 종합해보면... 진짜 "공익"목적의 재단이라면
이런 잔꾀를 부려가면서 후원금을 모금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
이고
이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끄덕. 그래! 썰전은 이래서 보는거지.

장시호의 동계스포츠 관련... 다시 한번 잡법수준의 부패임을 확인.
이것 저것 최순실 게이트에서는 이상한 점이 참으로 많이 보인다.
미르 재단에서 왜 박근혜 기념관 리모델링 비용을 대게끔 했는지?

다양한 정황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은 진짜 순수하게 나라를 위해, 아버지를 위해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기념사업회에 돈이 없으니까... 재단 기금으로 기념관 리모델링 하고...
삼성이 잘 돼야 나라가 잘 된다고 생각하니까 합병 지지 해주고~ 등등...

박근혜 대통령 쪽은 계속해서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국익을 추구하는 과정에 있었던 일들로 나는 모른다!
최순실도 나는 모른다! 라는 건데... 

최순실이야 그렇다 치지만, 박 대통령은 모른다고 해서 끝날게 아닌데!!
발각 이후 대책회의로 다양하게 입을 맞췄다는 정확까지 포착되고 있으니...
어떻게든 구속을 피하기 위해 저렇게 나오니 정말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는 생각 뿐이 들지 않는다.

책임을 지라고 뽑아놓은 자리에 앉아서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정말로 이 난국이 어떻게 결말을 지을지... 씁쓸하면서도 궁금하다.


다음 파트는 뉴페이스. 박형준 전 국회사무총장과 정청래 전 의원과의 토론이다.

MB맨이라는 공격에 "낙인이론"을 꺼내 정중하게 맞받아친다.
전체적으로 이번 두 패널로 구성한 것은 썰전 제작진 입장에서도 굉장히 좋은 수 였다.

전원책 변호사가 진짜 애국보수의 이미지를 잘 쌓아가고 있던 찰나에
신년 토론에서 다 말아먹은 것을... 다시 한번 보수의 이미지를 개선시켜주는 효과가 있었다.

굉장히 젠틀하고, 정중하게 논리를 펼쳐나가는 모습은 유시민 작가와 겹쳐보였고
과격하고, 유머러스한 표현과 상대의 동의를 강제하는 모습 등의 정청래 전 의원은
전원책 변호사와 겹쳐 보였다.

아마 이날 방송에서 박형준 전 국회사무총장
저 인물을 유심히 본 시청자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토론에서 '말을 조리있게 잘한다'라는 것은 전체적으로 기획의 과정과 그 맥을 같이 한다.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명확히 설정하고, 그 주제에 관련된 문제를 정확히 짚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나가는 것인데, 유시민 작가는 이 능력이 굉장히 특출나있다.

시청자나 청중들이 들었을 때, 다른 패널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무릎을 탁치도록 문제점 파악을 하는데
박형준 전 사무총장에게서도 그런 모습을 봤다. 유승민 의원과 비슷한 이미지!

보수 논객으로서 앞으로 많을 활약을 보여줄 수 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의 문제점을 진짜 보수와 가짜 보수를 갈라 줄 계기라고 보면서
보수가 갖춰야할 3가지 조건을 정리, 그리고 국정농단 사태는 3가지를 침해했음을 논리적으로 펼친다. 

자유민주주의에 국가주의, 전체주의는 어울리지 않는 듯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역사적 맥락과 동양 문화권에서의 집단주의 성향에 의해서
어울리지 않는 이념들이 함께 공존하는 기형적인 민주주의를 갖고 있다.

독일만 하더라도 나치즘을 열렬히 배격하지만, 서양 특유의 합리성을 기반으로
철저히 인정하고, 사과하고 배격하면서 지금의 합리적인 민주주의를 일궈낸 것처럼
앞으로 우리나라도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이 토론에서 인상깊었던 장면, 박형준 전 국회사무총장이 보수의 가치 3가지를 들면서
보수의 문제를 지적하는 논리를 펼쳤는데

정청래 의원이 받아치는 논리도 흥미로웠다. 바로 "민족주의"가 보수의 가치라는 것인데.

일면 타당한 얘기다, 이렇게 된 연원에는 앞서 얘기했듯이 역사적 맥락 때문이겠다.
친일 인사들이 정보력, 재력을 활용하여 반공주의로 시선을 돌려놓은 것이 지금 우리를 만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건국절 이슈를 다시 꺼냈는데
이 예민한 이슈를 반복적으로 꺼내서 (물론 정청래 의원에게 동의 하지만)
보수 패널을 의도적으로 공격하는 모습은 곱게만 보이진 않았다.

현재 정치의 구조적인 문제점 지적, "싸움의 정치"라는 것.
기존 정당 체제하에서는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현 정권을 실패한 정권으로 만들기 위해 비협조적일 수 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협치가 불가능하지만, 다당제에서는 협치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것.
일면 타당한 얘기로 보인다.

현재 의석수는 새누리당 97석, 더불어 민주당 121석, 국민의당 38석, 바른정당 30석, 정의당 6석, 나머지 무소속인데
5당 체제 돌입 후, 첫 이슈인 "선거권 확장"에 대해서는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 뜻을 같이 하고 있다.

문제는 처음엔 바른정당에서도 만 18세로 선거권 확대에 찬성하는 듯 했으나
지역구에서의 승산을 계산해보니 수지에 맞지 않자 반대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마땅히 비판받을 만하다. 아직까지도 국민의 이익보단 당의 이익을 우선하는 꼴을 보고 있자니
아직 멀었다.

그리고 또 재미있었던 부분.
정청래 전 의원은 바른정당, 새누리당 등 박근혜 정권 탄생에 책임이 있는 정치 세력들은
그 책임을 다해야한다며 그 방법으로 대선후보를 내서, 정권을 잡겠다 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그러니 쉬어라! 우리만 대권 후보를 내겠다 라는 것인데
뭐 국민들 대부분이 동의하는 이야기겠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다.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박형준 전 국회사무총장의 반박대로
정청래 전 의원의 주장은 또 다른 전체주의적 발상이라는게 타당하다.
또한 토론에서 희망사항과 주장(의견)과 논리는 구분을 잘 지어야함이 마땅하다.

박 전 의원은 보수에 이어서 진보가 갖춰야 할 3대 가치를 열거하면서
보수도 가짜 보수, 진짜 보수가 있듯이
진보에도 가짜 진보, 진짜 진보가 있다며 공격을 했다.

타당한 얘기다.
사실 더불어 민주당이 "진보"냐? 라고 따져볼 때,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

본인들 스스로 진보정당이라 이야기는 하지만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 구성원들보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일 뿐이지
진정한 의미에서 진보 정당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즉, 새누리당에서 신자유주의를 주창한다면 더민주에서는 수정자본주의를 주창하는 수준.
진짜 진보주의자들은 오히려 "정의당"이 더 가깝다는 얘기.
그래서 메갈당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어쨋든
좌) 정의당 -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 바른정당/새누리당 (우

아마 이정도 그림이 될 듯 한데,
보기엔 더민주도 좌쪽인 것으로 보이나 실제 중심은 정의당과 더민주 사이정도가 되지 않나 생각한다.


이번 주 썰전도 아주 재밌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