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난 아직 혼자하는 여행의 재미를 모른다.
2014년 여름, 혼자 여행이란 것을 해보기 위해 내일로 열차 티켓을 끊었다. 전주, 담양, 순천, 부산 등을 대충 혼자 돌아다니면서 밥 먹고, 자고 되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내일로는 내게 시시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해외로는 2013년에 푸켓, 2015년, 2016년에 베트남 호치민을 가봤었다. 회사에서 워크샵 차원으로... 현지 가이드까지 대동해서 갔던 것이기 때문에 '여행'이라기보단 차라리 '원정 합숙 회식'쪽에 더 가까웠고, 이는 유년 시절의 여행과 같은 맥락에서 여행이라고 정의 내리기 어렵다.
그런데 이런 적은 있었다.
태국 푸켓에서 다같이 어떤 사원에 갔을 때 무리에서 떨어져 개인적으로 혼자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을 해보기도 했지만 재미는 없었다. 같은 동기들과 함께 돌아다니며 노점에서 신기한 아이템 (똥 장난감 등)을 쇼핑하거나 야외 펍에서 술을 마시거나, 클럽을 가거나, 색다른 스트립쇼를 보는 것 등... 유흥은 재미있었다.
베트남 호치민에 갔을 때는 자유 시간이 좀 있었는데 이 때도 무리에서 떨어져 벤탐 시장과 여행자 거리 등을 혼자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펍에 들어가 모히또도 한잔해보고, 클럽에도 가봤지만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가이드나 윗사람들에게 걱정을 하게 한다는 눈치와 찜찜한 기분 때문에, 그다지 재미가 없었다. 그러나 다같이 함께 즐겼던 칠바에서의 음주가무, 그리고 클럽 러쉬에서의 유흥은 혼자하든, 함께하든 재미있었다. (한국 남자가 인기가 많았기 때문에, 한국 클럽에서 느낄 수 없었던... 우월감? 때문이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부질없다.)
혼자 하는 여행은 유흥이나 짜여진 프로그램 외에 내게 큰 재미와 영감을 주지 못했다. 혹자는 여행은 혼자 가야 제 맛이라고 한다. 누군가는 재밌다고 하니, 혼자 하는 여행을 재미 없다고만 단정지을 순 없겠다. 그렇다고 남들과 같이 갔던 여행은, 유년 시절의 여행과 같은 이유로 유쾌하지만은 않다. 결론은 두 가지로 내릴 수 있을 듯 하다.
1) 혼자 가든, 누군가와 함께 가든 여행 자체가 나와 잘 맞지 않거나
2) 아니면 남들은 아는 혼자 하는 여행의 재미를 나는 아직 모르고 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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