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진지한 일상

나에게 여행이란? - 1. 유년기~청년기의 여행

유럽 여행을 계획 중이다.
떠나기에 앞서, 내게 여행은 무엇이며 이번 여행은 어떤 의미를 갖고, 왜 나는 이번 유럽으로 여행을 가야하는지
성찰해보는 시간을 갖고 계획하는 과정을 기록해야겠다.




나에게 여행이란?

0. "여행"의 사전적 의미 

명사

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비슷한 말] 객려1()ㆍ정행2().
유람; 돌아다니며 구경함
관광; 
다른 지방이나 다른 나라에 가서 그곳의 풍경풍습문물 따위를 구경함.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그럼 나는 여행을 '제대로' 해본적이 있나?
나의 개인적 과거사부터 여행에 대해서 제대로 곱씹어보고자 한다.




1. 유년기 ~ 청년기의 여행

내게 초딩, 중딩, 고딩 유년 시절의 여행은 "소풍" 혹은 "수학 여행" 전부였다.

하지만 이것은 내게 진정한 의미에서 여행이라고 하기엔 부족함이 많다.
왜냐하면 유람이나 관광을 목적으로 떠났지만, 막상 여행지에서는 친구들과 어울리기 바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울리기보다는 반(또는 학급)이라고 불리는 '영역' 안에서
친구(또는 학우)라고 불리는 '서로 평등하지 않은 개체'들과
서로가 차지한 위치, 계급을 잃지 않기 위한... 밑보이지 않기 위한 눈치/생존 싸움일 뿐이었지
진짜 그곳의 유적, 풍경, 문물 따위를 구경할 틈은 내게 없었다.

사례를 들어보면...
같이 다니는 친구 누가 귀찮다고 선생님 몰래 버스에서 자려고 하면, 나도 같이 그랬었다.

선생님들에게 발각되고, 이끌려 혼나면서 유적지를 억지로 보자면, 호기심이 발동해도
그 유물이나 유적의 가치에 혼자 집중하려니, 그렇지 않은 친구들의 시선이 괜히 찜찜했다.
그래서 나는 옆의 친구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액션을 취해야하는지에 집중했었다.
대체로 선생님 욕을 하거나 친구들에게 실없는 장난을 치고, 수다를 떠는 것에 그쳤던 것 같다.

성인이 되고나서도 MT 및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어딘가로 떠나는 것 역시...
유년 시절의 여행과 맥락이 같았다.
가서 술이나 마시고 떠들 줄이나 알았지, 따로 유람이나 관광을 하진 않았으니
20대 초반까지의 여행들은 여행이라고 하기엔 부족함이 많고,
말이 여행이지 실제로는 사회와 어울리는 방법, 처세를 배우는 과정의 연장선으로 "장소만 바뀌는 수준"이었다.




- 계속